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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이미지를 전사하는 방식을 통해서 이번 전시를 진행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도시개발로부터 소외받은 지역들의 사진들을 인화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브제에 전사를 하는 방식이 어떠한 방식보다도 폐가나 소외된 지역들의 공간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 전사라는 방식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소외지역들을 다니면서 본 변형된 천에 대한 시각적 재현을 먼저 생각을 했었다. 이 시각적 재현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전사를 떠올렸다고 보는것이 순서에 더 적합할 것 같다. 그렇다면 전사의 방식도 여러가지이다. 물전사나 열전사, 승화전사 그리고 겔미디엄 전사 등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어떠한 형태가 폐가를 구현하는데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지수인것 같다. 물전사를 진행해보았을 때에는 천이라는 질감에 잘 어울리는 전사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고 겔미디엄 전사의 경우 크게 했지만 모서리 부분만 성공을 했다. 전사에 성공된 이미지만을 봤을 때에는 부식되고 변질된 이미지에 적합하다고 생각을 했다. 빠른 시일 내에 승화전사를 진행해봐야할 것 같다. 원하는 천에다가 인쇄가 가능하다면 인쇄 후 후가공을 통해 소외지역에서 보이는 천의 변질된 모습을 재현하고 재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천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야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있어서 폐가에서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는 소재가 천이라고 생각을 했다. 문 사이에 비치는 이불 ,천이나 문의 역할을 대변하는 천막, 비가 올때 필요한 우산이나 지붕 역할을 하는 천 등등 천이라는 소재는 폐가에 있어서 중심에 있는 소재였다. 또한 이러한 이미지가 나에게 있어서 폐가라는 공간에 온기를 넣어주는 조금은 따뜻한 이미지로 인식되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이유는 폐가나 소외지역에서 포착한 천의 형태가 매력적이기에 이러한 분위기를 구현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 같다. 패브릭 소재가 가지고 있는 물성에 대한 끌림이 폐가에 구현된 천의 이미지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 이와 더불어 폐가라는 소재에 적합한 인화방식으로 한지 인쇄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폐가의 경우 지어진 기간이 오래된 경우 대다수이다. 이러한 공간 내부에는 부식된 벽지의 형태를 띈 시각자료를 찾을 수 있다. 소재가 달라지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일치하는 것 같다. 폐가 주변에서의 부식된 소재의 재현이나 구현을 그 폐가이미지를 넣어서 재가공하는 형태로 도출될 것이다. )
여러 천들에 새겨진 폐가 이미지들이 압축되어 만들어진 형태는 폐가라는 공간을 재정의하는 방법론 중 하나이다. 이번전시 디피에서는 행인을 통한 방법을 통해 폐가에 걸린 천의 형태를 구현하되 시각적으로 재정의하여 나만의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