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영역은 개인의 온전한 영역이기에 내부의 모습을 알 수 없지만 폐가의 경우 주거 영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방성이라는 특성을 가진다. 폐가는 단순히 비어있는 집이라는 의미를 초월하여 하나의 가족이 주거하던 문화가 담겨있으며 그렇기에 폐가마다 존재하는 오브제는 상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나’의 경우 폐가를 촬영할 때면 나 홀로 다른 시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그 순간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폐가를 찍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폐가를 차갑고 냉소적인 또는 무서운이라는 감정과 혼합되어 생각하지만 ‘나’의 경우 이와 반대로 폐가에 존재하는 오브제들에 있어서 따뜻함을 느끼며 이를 포착하기를 원한다.
특히 천이라는 소재에서 이러한 부분을 연상케 한다. 천이라는 속성은 어떠한 속성보다도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ex 우산, 천막, 옷, 이불 등등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 이러한 천의 속성은 폐가에 갔을 때 자연적 시간에 의해 온전함보다는 불완전함의 형태를 띠고 있다. 햇빛을 많이 받아 색이 변질되거나 찢어지는 등의 형태를 구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천의 형태를 구현하고 그곳에 폐가 사진을 인화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빛(조명)이라는 소재 또한 폐가에서의 분위기를 온기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표현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폐가라는 공간은 어떠한 공간보다도 빛의 속성값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기에 이를 통해 공간을 재정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