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공유 및 작가노트

경빈


흑석동과 양정의 차이를 분석해보자면 폐가와 공가의 차이인것 같다. 양정의 경우 사람이 없는 곳이기에 개방성이라는 특성이 보다 강하고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흑석동의 경우 모든 곳마다 공가라는 노란 딱지들이 붙어있어 폐가임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면이 뚜렷했다. 폐가의 양적인 면에서도 주거지 밀집 지역인 흑석동의 폐가양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흑석동의 사진을 찍을 때 문이라는 경계를 두고 폐가임에도 넘어가서 촬영할 수 없는 부분에서 모호한 감정을 느꼈다. 재밌었던 점은 양정의 경우 초반에 작업을 했을 경우 문을 통해 폐가를 입장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폐가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에 풀이 문을 가릴만큼 개방성이 제한되었다는 점이다. 현시점으로부터 두 곳모두 개방성이 제한되어 있지만 양정의 경우 자연에 의해, 흑석동의 경우 사람에 의해 개방성이 제한된다는 점이 내게는 흥미로운 소재로 다가왔다.

  1. 폐가 촬영을 하다보면 '문'이라는 키워드가 지속적으로 연상된다. 문은 개방이라는 언어와 폐쇄라는 언어의 중간지점에 있는 단어이다. 문 틈 사이로 또는 창문 사이로 폐가의 내부를 바라볼 수 있다. 이를 자세하게 보면 대부분의 문은 천막을 통해서 가려져 있다. 그 찢어진 천 사이로 폐가의 내부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던 것이 이번 작업과 직결된다. 이번 전시에는 이 형상을 디스플레이로 구현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천의 인쇄를 진행한 후 풍화 효과를 화학적 작용을 입혀 후가공을 진행한다. 후가공의 의미는 폐가에 있으면서 천이 겪은 자연 현상의 재현을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이후에는 다시 평면으로 캔버스나 철 등의 사각틀로 고정하는 과정을 거쳐 마무리한다. (최종 형태는 액자식)

  1. 두번째 디스플레이 방법은 흑석동을 촬영하다가 본 오브제에서 영감을 받아 형태를 제작하는 것이다. 이 오브제의 경우 누수를 막기 위해 천으로 둘러쌓이다가 만들어진 오브제로 보인다. 지난 피드백에서 폐가에서 보이는 천을 크게 둘로 나눠서 생각해보면 어떨까라는 피드백을 받았었다. 폐가가 되기 이전에 사람들이 사용했던 천과 폐가가 되고나서 사용되기 시작했던 천으로 말이다. 발견한 오브제를 겉과 속으로 분리하여 속에는 사람들이 사용했던 질감에 천을 사진인화하여 뭉치고 응축하고 겉부분의 경우에는 천막을 통해 폐가 이후에 사용했던 천으로 제작한다. 폐가 이후의 천은 대부분 천막재질이다. 겉과 속을 동시에 보기 위해서는 겉부분에 천막을 비닐 천막으로 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 행인하는 방법

사진들을 천에 인쇄후 화학적 작용을 거치는 단계까지는 일치한다. 이후에는 고리나 스탠드를 활용해서 천을 거는 방식이다. 여러 천을 바느질을 통해 엮어서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공간을 재정의하는 형태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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