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제 작업은 사회적 이야기보다는 개인의 역사를 다룬 작업이에요. 저라는 사람의 역사를 통해 재일 교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 있어요. 사회 현상으로서의 재외교포가 아니라, 재외교포에 속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가까워요.

제 작업은 어머니와 제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요. 비슷한 경험을 겪으며 가지는 동질감이 DNA처럼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이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이미지로서 현상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음, 일대기를 쓰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싶어요. 엄마를 보면 또 다른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분위기도 외형도 닮았고, 둘 다 미술을 했고… 생각이나 감정적인 유사성도 엄마와 내가 깊게 연관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요.

감정적인 유대감을 이미지로 담고 싶어요. 다른 시대에 사는 두 여인이 어떤 지점에서 동질감을 느끼는지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어요.

네. 그리고 피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유대감, 감정적 유전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룰지.

그럼 영상을 첫번째 워크샵으로 진행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영상을 사진의 형태로 다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볼게요. 영상의 프레임 사진을 책으로 만든 작업을 알게 되었는데, 제 작업과도 유사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점멸’은 피상적인 이미지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읍시다. 우리는 한 장 만으로는 이야기를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한 장을 찍어서 나올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여러 이미지들이 쌓여서 그게 하나의 이미지이자 형태가 되는 작업을 진행해나가요.

이미지를 어떻게 연결할지 시도해보는 세미나를 해볼까요.

그래요. 그건 일단 많이 찍어보면 돼요. 여러 장 찍어서 셀렉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번 영상 세미나 할 때도 영상을 찍고 그 영상의 이미지를 추출해서 시각화해봐요.

저는 아트필름의 형식으로 제작해 볼게요. 찍었던 영상을 이미지의 형태로 만들어볼게요. 인쇄 후 책의 형태로 가져올 수도 있어요.

재원의 작업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것을 사진을 통해서 어떻게 보여주고 싶은 건가요?

어떤 방식으로요?

재원의 작업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핵심이 되는 것 같네요.

제 작업은 식사가 주제인데,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공유하는 시간이 음식으로 묶여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식탁 위에서 제시하는 것을 작업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저번 회의 이후 어떤 시각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생각해봤어요. 지금 막연하지만 영상으로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식사 상황을 영상으로 제시하면 감상자에게 현장감이 잘 전달될 것 같아서.

좋아요!

저는 제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식사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적으로 담아볼게요. 사실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았을 때 느껴지는 사실적인 감각을 살려보고 싶어요.

네. 그럼 1, 2주에는 방법론을 계속 생각해보았고, 이번주부터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워크샵을 진행해나가면 될 것 같아요.

좋아요. 그리고 이미지를 잘 찍을 수 있게 하는 세미나도 하고 싶어요.

네! 작업 노트 작성하면서 촬영도 계속 진행해요. 저는 다큐멘터리적인 영상을 제작해 볼게요.